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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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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03 01:02
    2013. 5. 10. 17:39 객원칼럼

    작성자: 한니발(hanniballl)

     


    예전에, 언론의 실태 언급하면서 "모든 기자들이 짱깨일 필요는 없으며, 데스크만 장악하면 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건 시민단체판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시민단체가 짱깨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언론에서 자주 보는 네임드급들이나 물주들이 짱깨거나 짱깨한테 빨리는 인물이면 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에서 시민단체를 꾸려나간다는건 맨땅에 헤딩하기입니다. 만성적으로 재정이 어렵습니다. 이 틈을 파고드는게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입니다. 이 두 군데는 아무리 자기네들이 '장악 의도'가 없다고 해명한다고 해도, 그런 흐름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있거든요. (지금부터는 아름다운재단 위주로 서술하겠습니다.)


    여길 자세히 참조하시면 되는데요. 아름다운재단은 기부금을 받아서 각종 시민단체들에게 '배분'하는 구조로 이루어집니다. 강용석의 폭로에 따르면, 사람냄새가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 까댔던 대기업들이 연 수억~수십억 단위로 기부를 했다고도 하는데, 이 내용은 다음 기사를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거액의 후원을 받는다는 것이 충분히 현실적인 근거를 갖는 것은, 아름다운재단이 공모사업 등의 형식으로 개개의 시민단체에 뿌리는 돈이 거액이기 때문입니다.

    1년단위로 진행되는 변화의시나리오(프로젝트B), 3년단위로 진행되는 변화의 시나리오 중장기사업 (프로젝트A), 이외 다양한 어쩌구저쩌구 사업.

    프로젝트B의 경우 1년간 2천만원이 지원되고, 프로젝트A는 연간 3천만원 정도로 계산해서 최장 3년간 지원됩니다. 그외 사업들도 최소 연간 500만원이고요.

    그래서 일정시기가 되면, 아름다운재단은 사업공모를 받습니다. 대한민국 내 어지간한 작은 시민단체는 다 응모한다고 보면 됩니다. 워낙 거액이니까요. 이 사업공모는 각각의 시민단체가 진행하고 싶어하는 핵심사업이기 때문에, 사실상 시민단체들이 줄을 서서 아름다운재단 앞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까발리고 심사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게 돈을 받아서는 1년간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종속되는겁니다. 겉으로 보면 전혀 종속되는 기색은 안보입니다. 터치가 따로 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다만 아름다운재단 직원이 각각 지원금받은 단체로 가서 '면담' 형식으로 시찰을 하러 오는 경우가 종종 있고, 결정적으로 줄을 서는 시기는 연초 연말정산 시즌입니다. 그동안의 지원금 사용내역에 대해 영수증 하나 안 빼고 샅샅이 첨부해서 검사를 받으니까요. 이때가 결정적인 시즌입니다. 그림이 보이시죠?

    1. 아름다운재단으로부터 시민단체들이 돈을 받는다.
    2. 회계검열 및 사업진행에 대한 보고를 한다.
    2. 그러다 보면, 아름다운재단을 중심으로 넓은 피라미드 구조가 자연적으로 형성된다. 

    특히 프로젝트B에 참여한 시민단체는 그 시즌에 보고서도 자~알 써야 프로젝트A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사실, 아름다운재단 자체가 사람냄새 특유의 중간자적 흑막을 잘 드러내는 방식을 표방합니다. 본래 시민단체라 함은 각각의 분야나 전문성을 매개로 나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사람냄새가 예전에 꾸려왔던 참여연대는 보기드문 문어발식 영역개입으로 안끼는 동네가 없는 대형시민단체로 나아갔고(재벌의 문어발식 경영과 유사), 아름다운재단은 대기업 및 재벌, 유력인들과 돈 없어서 빌빌대는 시민단체들 중간을 딱 꿰차고 앉아서 물주 행세를 합니다.

    한국의 시민단체판 풍토에서 저렇게 단체당 연 2~3천만원이나 되는 거액을 지원하는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상황입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한국은 기부문화가 크게 꽃피운 나라가 아닙니다. 미국처럼 실컷 탈세질해놓고 기부로 면피하는 재벌의 기만질마저 뿌리내린 곳도 아니고요.

    그래서 사람냄새가 그동안 벌여왔던 일단의 그 아름답다느니 사람냄새 난다느니 하는 짓들은 하나같이 비정상적인 짓이거나 부자연스러운 짓이라는겁니다. 그 수전노 개명박이 아름다운재단에 서울시장 월급 전액을 기부했다는 자체가 비정상적 상황이기도 하고요.

    강용석은 "대기업이 사람냄새 무서워서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냈다"고 주장했습니다만, 그걸로는 설명이 부족하죠. 왜 대기업이 아름다운재단에 그 많은 돈을 배팅하며 평소에 안하는 짓을 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후후.


    posted by 아수라.